어린시절 몇 살때의 기억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느 한 날 큰집에서 행사가 있었다. 아마도 할아버지 제사였던것 같다. 큰집은 제사음식을 장만하기위해 벌교보다 더 촌동네에 사는 작은 어머니들과 고모들까지 모여서 그날은 큰집이 바쁜 날이었다. 그러나 내 기억속에 왠지는 모르겠지만 추운데 오돌오돌 떨며 엄마가 나를 찬물에 통째로 집어넣고 나를 때리면서 씻기고 있었다. 나는 엉엉 울면서 왜 나를 차운날에 따뜻한 물도 아닌 찬물로 때리면서 씻겼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지만 머리가 크고나서 의문이기는 했지만 내 어린시절의 그런 소소한 기억까지 엄마도 같은걸 기억하고 있었으리만무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냥 내가 미워서 체벌적을 목적으로 그랬을까 정도로 대충 묻어갔다.
그런데 그 기억을 엄마도 기억하고 있었다는것에 놀랐다 동시에 내 기억에 착각이 있었다는것과 모든 진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걸 나중에 엄마를 통해 듣게되었다.
제사날이라 다들모여서 바쁘게 손을 모아 음식을 해야하는 그날 엄만 큰집에 가기전에 나와 동생을 깔끔하게 씻기고 입혀서 같이 큰집으로 향하였고 큰집 뒤를 흐르는 강가에서 동네 친구들과 노는걸 볼사이가 없이 열심히 음식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 와중에 내가 엄마 하고 부르며 나타나 나와보니 내꼴이 말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벌교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은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곳으로 강가주변으로 펄이 많았다. 난 그날 깔끔하게 입혀놓고 데려간게 무색하게 펄에 온몸이 빠져 새까맣게하고 나타났던 것이었다. 음식준비에 눈코뜰새없이 바빴던 엄마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새까맣게 펄 투성이가 된 나를 고대로 찬물을 대야에 가득모아 나를 씻긴것이었다. 이것이 그날의 진실이었다.
때론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억을 기억자체로만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그중에 어떤기억들은 오류있도 착각도 한다. 하지만 그 기억에 진실까지 다 담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아마 엄마가 다 크고나서 그 기억을 기억해서 말해주지 않았다면 난 아마 평생을 엄마가 날 미워해서 차갑고 추운날 나를 추운물이 가득한 대야에 넣어 뒤지게 때렸다고만 기억했을 것이다.